해외 장문 뉴스

 

 

태블릿 컴퓨터 하나가 서울을 달구고 있는 괴상한 부정부패사건의 주요 단서로 급부상했습니다. 여러 주 동안 기자들은 박근혜대통령과 최순실의 기묘한 관계를 집중적으로 캐왔는데 최씨는 지금은 사망한 한 종교지도자의 딸이고 그들의 가족은 박대통령의 가족과 오랫동안 친분이 두터웠습니다. 처음엔 족벌주의의 전형적인 사례로 보여졌습니다최씨가 박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서 현대, 삼성, 그리도 다른 기업들로부터 7천만 쯤 갈취해 낸 정도로 비춰졌습니다. 하지만 곧 상황이 점점 이상하게 흘러갔습니다. 최씨가 한때 사용했던 태블릿에서 약 50개의 연설문 초안과 대통령 내각모임 문서들이 분류되어, 그리고 대다수는 대폭 수정되어 있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나중에 밝혀진 내용은 최씨가 박대통령의 의상뿐 아니라 장관들을 선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겁니다. 지난주 기자간담회에서 박대통령은 최씨의 조언과 자문을 구했다고 인정하고 사과를 표명했습니다. 그 후로, 서울과 다른 도심들에 항의집회가 열렸고 대통령은 최씨와 가까이 지낸, 자신의 참모들과 몇몇 수석보좌관들을 해고하고 새로운 총리를 임명했습니다. 현재 경찰 수감 중인 최씨는 형사 죄가 적용될 예정이며 대통령 탄핵이나 하야도 불가피해보입니다.

 

 

태블릿 하나 때문에 대통령이 축출될지도 모른다는 건 좀 재밌는 모순입니다; 그녀와 그녀의 지지자들은 오랫동안 기술을 사용해서 그들의 정적들을 위협해왔습니다. 장군의 위치로 1961년 군사정변을 일으켜 대통령이 되었다가 나중에 암살된 박정희의 고명딸인 박근혜가 한국의 첫 여성 국가수장이 된 건 여론을 이용한 사이버 협공을 통해서였습니다. 2012년 그녀의 대통령 선거운동기간에 국가정보부와 국방부는 집권당인 새누리당을 지지하며 넌지시 22백만건의 트위터 매시지와 수천의 온라인 메시지를 올렸고 그 내용 중의 하나는 박대통령의 정적들이 북한 동조론자들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임기동안, 그녀는 국가안보우려를 언급하며 인터넷을 감시하고 반대정당을 제거하고 수십명의 정치운동가들을 체포하고, 급진 노동조합의 사무실과 웹사이트를 점거했습니다. 그녀가 즐겨 사용한 법적명분은 한국전쟁에서부터 이어져 온 공산당을 축출한다는 겁니다; 지역 전문가들은 그녀의 전략을 공공안보에 의한 정치라고 부릅니다

 

가을에 들어설 무렵 매튜 브라이언트라고 불리는 한 미국 안보연구원은 대단하진 않더라도 흥미로운 발견을 했습니다. 더 큰 프로젝트의 하나 부분으로, 브라이언트는 자동화된 시스템을 구축해서 .com이나 .gov 같이 익숙한 단어들이 주소에 붙어있는 상위권 인터넷 도메인에서 자료를 추출했습니다. 일정한 시간마다 한번씩, 브라이언트의 툴은 전세계 서버들에서 캐낸 걸 GitHub이라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겐 익숙한 코드저장소에 올리곤 했습니다. 몇 달간 북한에선 아무 것도 건질 수 없었는데 그러다 919일에 실수인지는 모르지만 북한 서버중의 하나가 반응을 했습니다. 그 서버가 보내온 내용은 .kp가 붙은 도메인 목록 전체로 북한 인터넷 주소책이였습니다. 28개의 웹사이트였습니다.

 

대부분 이미 알고 있던 사이트들이었지만 전체적으로 살펴보는 건 나름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 사이트들은 매우 느리게 로딩되고 스타일도 구식이었습니다. XXXXX.com.kp에서 살펴본 내용은 김정은이 토널드 트럼프의 편을 드는 것 (“완전한 현실부정인 셈이죠”), XXXXX.com.kp에선 사회주의 드라마스타일의 영화포스터를 칭송하는 것, XXXXX.com.kp에선 보험 보고서를 살펴봤습니다. 음식문화사이트인 XXXXX.org.kp에선 다양한 종류의 국산 쌀들이 소개되어 있었고 추워 보이는 강당에서 웃음기 하나 없이 관중도 없이 열린 연례 요리 대회 비디오들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북한 콘텐츠는 정치적 선전용밖엔 안 됩니다. .kp가 붙은 모든 사이트들은 정부가 운영하고 김정은의 이름은 모두 굵고 큰 글씨로 되어 있는데 그의 부친인 김정일과 북한 건립자인 조부 김일성을 위해 세워진 많은 기념물들의 온라인 버전인 셈입니다. 전부 다 김씨 일가를 위한 건 아니었습니다. XXXXX에선 북한의 유출을 기념하고 다양한 사이트들의 의미에 대해 고찰해보는 시도도 있었지만 댓글러들이 다 한글을 모르고 가끔 잘못된 분석도 있었습니다. 가장 흔한 잘못된 해석중 하나는 XXXXX.com.kp에 관한 거였는데 북한이 야후나 페이스북을 어설프게 흉내낸 사이트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실은 국경을 넘는 우정과 평화를 도모하는 사이트로 (공산당에 의한) 통일 한반도위에 흰 비둘기를 투영시킨 이미지로 가득합니다: 국가적 차원의 페이스북인 셈입니다. 이 사이트들은 서울에선 접근 불가이고 그건 북한에서 남한 사이트가 접근 불가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5년전, 평양 전문가들은 매달 2~3천명 되는 방문자들이 있는, .kp가 붙은 사이트들을 알고 있었습니다. 왜 지금은 28개밖에 안되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분명한 건 전략적으로 통제하지 않는 한 현대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코딩과 컴퓨터 공학은 북한 엘리트 학교에서 교육되지만 가정용 컴퓨터, 태블릿, 그리고 개인 이메일 계정은 김씨일가 내부인들에게만 허락되고 이런 상황은 적어도 최근까지 냉전의 산물이었던 쿠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광명이라 불리는 거대한 국가통제인트라넷이 인터넷을 대체한다고 알려져 있고 고려링크라는 무선업체를 통해 2백만쯤 되는 휴대폰 사용자들이 사용하지만 전체 인구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 디지털적 분리는 현실에선 더 극명합니다: 특정 북한 사이트들에서 독자적이지만 조잡하게 쓰여진 코드와 외국의 다른 소스에서 베껴 쓴 코드와는 차이가 분명합니다.

 

서울에서 열린 탈북자들을 위한 한 코딩 워크샵은 미 대사관 후원이었는데 과거에 대해선 절대 말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지만 그 과거라는 게 사실상 현재도 DMZ를 따라 그리고 두 한국정부의 방식과 기술상에도 존재합니다. 북한은 3대에 걸친 독제정권으로 인해 전세계 인터넷 상에서 존재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남한은 전세계에서 가장 인터넷이 발달한 나라이고 소셜웹에도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1999년쯤부터 사용하기 쉬운 게시판형 사이트에 사용자들은 메시지를 올리고 서로의 글에 답글도 달았고 이는 페이스북을 앞질러 개발된 개인 홈피 프로그램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정부하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들의 트위터, 블로그 글, 그리고 인터넷 검색이 강도높게 감시받고 통제되었는데 이는 그녀의 아버지가 휘둘렀던 무소불위 권력의 디지털버전입니다. 박대통령과 최순실에서 불거진 이 특정사태는 자신들의 부친들에게 여전히 영향을 받고 있는 두 딸들의 이야기로 읽혀집니다. 북한과 남한이 분명히 다르지만 묘한 공통점은 대물림된 위험한 충성심입니다.

 

 

위 글에서 북한 사이트 주소들은 XXXXX처리되었습니다.

위 기사에도 있지만 북한의 정치색 짙은 사이트들은 한국에서 접근 불가이니 참고 바랍니다.